우리나라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재판이혼보다는 협의이혼을 훨씬 선호하며, 재판이혼을 진행하는 사람들조차 대부분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배우자와 이혼조건에 대하여 합의를 시도했던 경우가 많다. 자신의 가정사를 타인에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소송을 거치는 것보다 배우자와 합의를 하는 게 이혼을 더 조용하고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 방법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이런 기대와 현실은 크게 다르며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 배우자와의 협의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 설사 힘들게 합의를 이뤘다 하더라도 실제 이혼신고를 마치기까지 난관이 많다. 

이혼하기로 협의한 부부가 실제 이혼을 하려면, 가정법원에 협의이혼의사 확인을 ‘함께’ 신청하고, 이혼에 관한 안내를 받은 후 그날부터 미성년자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3개월,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1개월의 이혼 숙려기간이 지난 뒤 지정된 날짜에 판사 앞에 ‘함께’ 출석해서 협의이혼 의사 등을 확인받은 후 3개월 이내에 행정관청에 이혼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혼숙려기간이 경과한 후에 부부 중 일방이 협의이혼 의사 확인일에 불출석하면 이혼은 성립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법원에서 협의이혼의사를 확인받았다 해도 그 후 이혼할 의사가 없어졌다는 이유로 이혼 신고를 하지 않거나, 이혼 신고가 수리되기 전에 일방이 이혼 의사 철회신고를 하면 이혼은 성립되지 않는다.

결국 배우자와 빨리 이혼절차를 마무리하고 관계를 정리하고자 협의이혼이란 방법을 선택했으나 결과적으로 몇 달이라는 시간만 낭비한 채, 다시 처음부터 절차를 진행해야만 하며, 위자료와 재산분할에 대해 정했다고 하더라도 입장을 번복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법률사무소 교연 김동주 변호사는 “이혼 소송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조정’ 단계에서 사건을 해결한다면 협의이혼과 비슷하게 3-4개월 안에 신속하게 이혼을 마무리 할 수 있다”며, “조정단계에서 협의가 이뤄지면, 협의이혼과 달리 상대방이 별도로 위자료나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권 등에 관하여 배우자와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서 협의에 이르기 어려운 경우에는 오히려 소송을 제기하고 조정 단계에서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감정적으로 지치지 않고 더 신속하게 이혼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전했다.